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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

[잡] 서비스 중지한 소변기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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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말을 안 듣는 건 아이들이지만 오늘은 소변기도 말을 안 듣는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보이는 평범한 소변기이다. 어느 순간부터 물 내려가는 소리가 안 들렸고 오른쪽 센서부에 빨간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아래층 선생님께서 전지만 교체해주면 대개 고쳐진다고 얘기를 들어서 전지를 갈아 끼웠으나 작동하지 않았다.

 

 

 

 

 

 

멀티 미터기가 있다면 어느 부분에 전기가 안 흐르는지 금방 알 수 있었겠지만, 긴급 퀘스트여서 준비하지 못했다. 더블 A 사이즈의 1.5V 건전지 4개가 들어가는 배터리 홀더와 PSD로 보이는 두 부품만 깔끔하게 있어서 이건 나도 고칠 수 있겠다 싶었다. 다행히도 센터에서 아이들에게 아두이노를 가르친 적이 있어서 키트가 있었고 안에 점퍼 케이블도 있었다.

 

 

 

 

 

 

왼쪽 사진을 보면 오른쪽 왼쪽 전지 이음 쇠고리의 색이 다르다. 직렬연결을 위해 있어놓으면서 고정한 부분인데, 극성이 가장 강할 것 같은 양쪽이 아닌 중간 건전지의 양쪽에 부식이 심했다. 간단한 녹을 제거할 때는 탄산을 이용한다는 기억이 있어서 냉장고의 콜라를 꺼내 부식 부분을 닦아 주었으나 조금 깨끗해졌지 전기는 통하지 아니했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점퍼선으로 부식된 부분을 이어주었다. 사실 멀티미터가 없어서 부식된 부분에 전기가 안 통하는지 알아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본의 아니게 동전 지갑에 초록색 LED가 들어있어서ㅋㅋㅋ 양쪽에 이어 보면서 어디에 전기가 흐르는지 예측할 수 있었다.

 

 

 

 

 

 

잘 조여질 만한 부분(전지와 홀더 사이)에 점퍼 케이블을 박아 넣고 절연 테이프로 고정해주었다. 센서에 불도 들어오고 잘 작동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안됐으면 한 시간 반 동안 의미 없는 삽질을 한 게 된 거라 너무 슬펐을 거야.... 화가 남니다....

 

약간의 자신감과 엄청난 호기심으로 한 일인데 컴퓨터만 두들기다가 오랜만에 실생활 아두이노 했더니 재미있었다. 입출력이 확실한 소변기....따끔하게 혼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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